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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sm & AI

왜 우리는 굳이 비효율을 찾아 떠나는가

by 코딩하는 동현 2025. 12. 23.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 벌집이라는 정말 낡지만 유명해서 다들 많이 오는 칼국수 집이다

우리는 매일 효율을 강요받고 효율에 의해서 움직인다. 그런데 왜 휴일이 되면 비효율적인 동선을 무릅쓰고 굳이 이 낡은 음식점의 칼국수를 먹으러 올까?

직접 먹으면서 노트를 작성했다

1. 감동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매일 완벽해야된다, 효율적이어야 된다라는 갑옷을 입고 사는데, 삐뚤빼뚤한 칼국수 면빨이나 낡은 벽지를 보는 순간 여기서는 좀 부족해도 된다는 마음의 갑옷을 벗게 된다. 그 무장해제의 순간에 훅 치고 들어오는 따뜻함이 인류가 추구하는 '감동'이 아닐까?

 

결핍이 주는 동질감

기계가 뽑은 면은 매끈하고 완벽하지만 마음을 걸 곳이 없다. 반면 손칼국수의 울퉁불퉁한 면발은 일종의 '틈'이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동질감을 느낀다.

우리는 완벽한 것에서 감탄하지만 부족한 것에서 위로를 얻는다.

 

효율을 역행하는 미련 - 정성

편하게 기계를 쓰면 되지만, 굳이 비효율적으로 수제로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는 바보같은 짓이면서도 사람들은 '수제'에 열광한다.

그러나 그 비효율적인 땀방울(정성)이 보일때 인간은 감동을 한다. 효율적인 세상에서 가장 큰 사치는 '누군가의 시간과 정성을 온전히 받는 것이고, 그것이 낭만과 감동이다.

 

오래된 건물

새로 지은 건물에서는 깔끔하고 무색 무취이지만, 오래된 노포에서는 사람냄새가 난다.

수많은 사람이 거쳐 간 흔적, 오래된 보일러, 낡은 벽지는 새 건물에는 없는 시간과 사람의 때가 묻어있고, 이것이 사람을 무장해제 시킨다.

 

2. 휴머니스트 라면?

휴머니스트는 인류애를 외치는 사람이 아니다. 비효율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사람의 흔적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기계가 뽑은 균일한 면발보다 손으로 썰어 굵기가 제각각인 면발에서 인류를 느끼는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휴머니즘이자 통찰이다.

 

3. 현대인의 이중성에 대한 통찰

현대인은 빠르고 깨끗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속에서 살기를 원하나, 휴일이 되면 서울에서도 파는 칼국수를 먹으러 낡은 강릉의 어느 한 식당까지 온다.

 

정작 현대인에게 마음이 반응하고 열광하는것은 오래된 것, 낡은 것, 사람 냄새이다.

이것이 우리가 그토록 빈티지와 인스타 감성의 낡은 공간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현대인이 굳이 멀리 강릉까지 가서 줄을 서는 비효율을 감수하는 행위는, 자신이 기계가 아니라 감정을 가진 사람임을 확인해주는 '감동'을 얻기 위함이다.

 

4. 질문의 날카로움은 발끝에서 온다 (LLM , AI)

여기서 얻은 또 하나의 통찰은 AI(LLM)과 인간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게 된것이다.

 

AI는 거의 모든것에 대한 답변을 준다. 통찰을 주는 척하지만, 데이터의 요약일 뿐이고 통찰이 없다.

인간은 통찰을 유도하는 질문을 만들어준다.

 

즉, 질문이 날카로워야지 통찰을 준다

좋은 질문은 책상 머리가 아니라 낯선 곳의 공기를 마시고, 직접 음식을 맛보는 육체적인 마찰과 경험에서 나온다. 

AI는 왜 맛있는 가에 대한 여러가지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우리는 왜 비효율을 사랑하는가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덧붙여주지 않는다.

그 질문은 그 장소에 가본 사람만이 던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효율적인 기계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낭만이라는 비효율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그러므로 집에서 혼자 검색을 통해서 답을 찾지 말고, 밖으로 나가 질문을 몸으로 겪어야 한다.

 

우리는 결국은 인간이다.

 

우리가 지켜야할 마지막 휴머니즘은 인간의 온도를 잃지 않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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