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AI와 AWS(솔루션 아키텍처)는 최고의 학습 도구이자 무덤(독)이다.

"AI가 발전하면 기술(구현)은 대체되고, 비즈니스를 아는 제너럴리스트가 살아남지 않겠느냐?"
최근 개발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이자, 많은 이들이 막연하게 품고 있는 공포다. 하지만 데이터와 기술 트렌드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결론은 정반대다.
AI 시대에 가장 먼저 멸종하는 것은 '기술적 깊이가 없는 제너럴리스트'이며, 가장 비싸게 살아남는 건 'AI가 남긴 에러(똥)를 치울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1. AI는 '중간(Middle)'을 대체하지, '바닥(Deep)'을 대체하지 못한다
제너럴리스트의 업무는 대체 1순위다.
"게시판 API 만들어줘", "AWS EC2 하나 띄워줘", "마케팅 문구 써줘". 이런 요청들은 지금의 LLM이 인간보다 100배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적당히 넓게 아는 사람은 이제 AI의 하위 호환일 뿐이다.
하지만 스페셜리스트의 업무는 대체 불가능하다.
"커널 5.15 버전에서 eBPF 훅이 충돌해서 전체 클러스터 레이턴시가 튀는데, 원인이 뭐고 해결책이 뭐야?"
이 질문에 대해 AI는 인터넷에 널린 '일반적인 해결책'만 읊을 뿐이다.
회사 자체의 특수한 프로덕션 환경(Context)과 로우레벨 로그를 결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직 인간, 즉 Deep Dive 전문가의 고유 영역이다.
또한, AI가 코드를 짤수록 시스템은 점점 거대한 블랙박스가 된다.
개발자들이 AI가 짜준 코드를 복사-붙여넣기해서 서비스를 돌리며 "와 편하다"고 외칠 때, 위기는 조용히 찾아온다.
시스템이 멈췄는데(Outage), 아무도 이유를 모른다. 자기가 짠 코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뜯어보면서 runC 레벨, 커널 레벨로 내려가서 디버깅할 수 있는 사람.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밑바닥 원리'를 아는 사람의 몸값은 폭등한다. 남들은 겉만 핥고 있을 때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비즈니스도 '정확한 기술 판단' 위에서만 돌아간다. 기술 없는 비즈니스 감각은 AI 시대에 가장 사기당하기 쉬운 상태다.
AI에게 아키텍처를 맡겼을 때, "여기서 TLS 핸드쉐이크 오버헤드 계산 안 했잖아. 이거 트래픽 몰리면 죽어. 다시 짜."라고 감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압도적인 지식'. 그것이 없다면 제너럴리스트는 설 자리가 없다.
2. AI는 '정답'이 아니라 '확률'을 준다 (사고 근육의 필요성)
"AI가 나보다 똑똑해지고 생각의 근육도 더 강해질 수 있지 않나?" 이것은 타당하고 현실적인 공포다. 하지만 그렇기에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건 무의미하다"는 결론으로 간다면, 우리는 'AI의 주인'이 아니라 'AI의 펫(Pet)'으로 전락하게 된다.
미래의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은 '확률'을 내놓을 뿐이다. AI가 짠 코드가 99.9% 완벽해도, 나머지 0.1%의 환각(Hallucination)이 전체 시스템을 셧다운시킬 수 있다. 이때 인간의 역할은 "공식 문서(RFC)에 따르면 이 옵션은 커널 5.15 이상에서 데드락 이슈가 있어"라고 검증해 내는 것이다.
지식은 AI가 이기지만, 책임은 인간이 진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내면 운전석에 앉은 인간이 감옥에 가듯, 서버가 터지면 "AI가 시켰는데요"라고 말하는 CTO는 해고된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건 지식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결정(Decision Making)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논리적 확신'을 갖기 위해서다.
남들이 AI가 떠먹여 주는 코드에 뇌를 맡길 때, 공식 문서와 씨름하며 '뇌의 맷집'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AI가 시키는 대로 버튼이나 누르는 '인간 인터페이스'가 될 뿐이다.
3. AI와 SA(솔루션 아키텍트)는 최고의 학습 도구이자 무덤이다
이 모든 상황을 관통하는 하나의 명제는 이것이다. "AI와 AWS(SA)는 '기초가 있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무기이고, '기초가 없는 사람'에게는 가장 화려한 무덤이다."
최고의 학습 도구인 이유 (The Rocket)
이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것과 같다. 3일 걸릴 삽질을 3분 만에 해결해 준다.
남들이 삽으로 땅을 팔 때 굴착기를 쓰는 격이다. runC 소스 코드를 분석할 때 복잡한 포인터 연산을 AI가 해석해 주면 학습 속도는 10배 빨라진다.
주니어의 시야에서 벗어나 '숲(Architecture)'을 보게 해 준다.
무덤인 이유 (독)
하지만 기초 없이 이 도구에 취하면, 근육이 녹아내리는 줄도 모르고 편안해한다. AI가 짠 코드가 잘 돌아가면 마치 "내가 짰다"고 착각한다. 정작 버그가 생기면 원리를 모르니 손도 못 대고 멘붕에 빠진다.
이것이 바로 '실력 없는 시니어'의 무덤이다. 또한, 기술적 밑바닥(Deep Dive) 없이 SA 흉내만 내면 "PPT 아키텍트"가 된다.
그림은 기가 막히게 그리는데, 실무진이 "네트워크 레이턴시 때문에 구현 불가능합니다"라고 하면 반박을 못 한다. 결국 도태된다.
결론: 편안함이 느껴질 때가 무덤으로 들어가는 순간이다
AI가 코딩을 대신할수록, '어떻게 구현하냐(How)'는 가치가 떨어지고 '왜 안 되냐(Why & Debugging)'는 가치가 떡상한다.
AI를 이기려 하지 말고, AI가 못 하는 '판단'과 '검증'의 영역으로 올라가야 한다.
AI를 '비서'로 부리되, 답을 구하지 말고 내가 원문(네트워크에서는 RFC 문서)을 읽고 내린 결론을 검증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
"기술은 대체된다"는 말은 '평범한 기술'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우리가 가진 '깊이(Deep Tech)'는 AI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최종 병기'다. 남들이 AI를 믿고 뇌를 뺄 때, 우리는 AI가 건드리지 못하는 심연을 장악해야 한다.
지금 읽고 있는 그 지루한 공식 문서 한 줄이, 당신을 무덤이 아닌 왕좌로 이끄는 사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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